안녕하세요 아이솔 트렌드 분석팀입니다.
최근 TDI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수요가 얼마나 늘어날지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지금은 “누가, 얼마나, 어디에서 만들 것인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수요 성장 속도가 완만해진 상황에서, 공급 능력의 재편이 시장의 방향을 좌우하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TDI는 구조적으로 소수의 대형 설비가 시장을 지탱하는 전형적인 과점 시장입니다. 연질폼, 가구, 자동차 내장재, 코팅·접착제 등 다양한 산업에 사용되지만, 수요는 경기와 밀접하게 연동되고 급격히 폭발하는 성격은 아닙니다. 글로벌 기준으로 보면 TDI 수요는 연 3~5% 수준의 비교적 완만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이 때문에 시장의 균형은 수요보다 공급 쪽 변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 왔습니다.
현재 글로벌 TDI 가동 생산능력은 약 350~355만 톤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이 중 상당 부분이 이미 중국에 집중되어 있으며, 앞으로의 변화 방향 역시 “중국 중심의 공급 구조 강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이 흐름을 이해하려면 주요 업체별 캐파 구도를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큰 축은 완화케미칼입니다. 완화케미칼은 현재 연간 약 111만 톤의 TDI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옌타이 산업단지와 푸젠 신규 설비가 완전히 가동될 경우 총 144만 톤 규모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이미 글로벌 최대 MDI·TDI 공급업체인 완화케미칼은, 사실상 TDI 시장의 기준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습니다.
그 다음 축은 유럽계 기업들입니다. BASF는 글로벌 기준 약 92만 톤의 TDI 캐파를 보유하고 있고, Covestro 역시 약 91만 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최근 몇 년간 신규 증설보다는 기존 설비 축소와 효율화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에너지 비용 상승과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유럽과 일부 지역의 TDI 설비는 구조적인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독일, 일본, 중남미 지역에서는 TDI 설비 폐쇄 또는 철수가 이어졌고, 이로 인해 글로벌 시장의 ‘여유 캐파’는 과거보다 크게 줄어든 상태입니다. 이 배경에서 최근 몇 년간 TDI 가격이 공급 이벤트에 따라 크게 출렁였던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이런 가운데 주목할 변화가 바로 Hualu Hengsheng의 움직임입니다. 화루헝성은 후베이성 징저우 기지를 중심으로 연산 30만 톤 규모의 TDI 설비를 추진 중이며, 단순히 1기 건설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는 30만 톤 × 2기, 즉 최대 60만 톤까지 확장 가능한 구조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최근 단행된 20억 위안 규모의 증자는 이 계획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화루헝성의 증설 계획이 의미 있는 이유는 단순히 캐파 숫자 때문만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TDI 시장은 완화케미칼 중심의 ‘사실상 1강 구조’에 가까웠다면, 화루헝성의 진입은 중국 내부에서 또 하나의 대형 축이 형성될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이는 글로벌 TDI 시장이 “소수 글로벌 기업 + 중국 대형 플레이어”로 재편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 흐름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중기로 나눠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여전히 해외 설비 축소와 정기보수, 예기치 못한 가동 차질이 가격을 좌우할 가능성이 큽니다. 여유 캐파가 줄어든 상황에서는 작은 공급 이슈도 가격에 빠르게 반영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기적으로는 화루헝성을 포함한 중국 내 신규 캐파가 가시화되면서, TDI 가격의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수요가 급격히 늘지 않는 한, 시장은 “공급 부족 → 가격 급등”보다 “증설 기대 → 가격 조정”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방향이 비교적 분명합니다. 신규 TDI 프로젝트가 거의 모두 중국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TDI 시장은 생산과 수출의 중심이 중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향후 통상·관세·환경 규제 리스크가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즉, 공급은 집중되고 가격은 관리되며, 리스크는 정책 영역으로 이동하는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큽니다.
아이솔 트렌드 분석팀은 현재의 TDI 시장을 이렇게 정리하고 싶습니다.
수요가 시장을 끌어올리는 국면이라기보다는, 캐파 재편이 시장의 성격을 바꾸는 국면이라는 것입니다. 화루헝성의 증설은 단순한 신규 투자라기보다, 글로벌 TDI 시장이 다음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앞으로의 TDI 시장에서는 “수요가 얼마나 늘어날 것인가”만큼이나, 누가 최종 공급자가 될 것인가, 그리고 그 공급이 얼마나 안정적인가가 점점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아이솔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계속해서 추적해 나가겠습니다.